대자연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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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마당을 쓸고 나서 가만히 서서 주변을 둘러볼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대자연이 소리 없이 건네는 조용한 가르침 앞에서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아무 대가 없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면서도, 기쁨만으로 바라볼 수 없는 순간이 있습니다. 마음 한구석에서 자연을 향한 미안함이 아련하게 피어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문명의 편리함을 위해 푸른 산을 깎고, 그곳에 매끄러운 길을 내고, 집을 짓고, 도시를 넓혀 왔습니다. 인간에게는 발전이었지만, 그 길이 생기기 전부터 그곳에서 살아온 작은 생명들에게는 어떠했을까요.

태초부터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동물들에게 우리는 너무 일방적으로 그들의 집을 빼앗아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산속에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어 먹이를 찾아 내려온 고라니나 산짐승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위험한 도로 가장자리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특히 그 가녀린 눈망울과 마주치는 순간이면 이상하게도 발걸음이 멈춰집니다.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그 눈빛이 제게 묻는 것만 같습니다.

“여기가 정말 우리가 살던 곳이었는데…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그럴 때면 문득 깨닫습니다.

우리가 땅을 소유하고, 길을 만들고, 집을 짓고, 자연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고 해서 이 거대한 대자연의 주인이 인간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요.

어쩌면 우리는 주인이 아니라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인지도 모릅니다.

아침마다 마당을 쓸며 바라보는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 그리고 길가에서 위태롭게 서 있는 작은 생명 하나까지도 모두 우리보다 먼저 이 땅에 존재했던 생명들입니다.

그러니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에는 감사만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도 있어야 하고, 누리는 기쁨과 함께 지켜 주어야 한다는 책임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도 마당을 쓸고 잠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 아름다운 세상을 마음대로 차지한 것이 아니라, 잠시 맡겨 받은 것이라면… 조금은 더 겸손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평범했던 아침의 풍경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도, 이름 모를 작은 풀꽃도, 멀리 산자락을 오가는 작은 짐승도

그저 지나쳐 버릴 풍경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생명들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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