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도토리를 부지런히 주워 나르는 다람쥐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작은 몸으로 겨울 양식을 마련하느라 바쁜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한참을 바라보게 됩니다.
다람쥐는 모아 온 도토리를 땅속 곳곳에 숨겨 둡니다.
겨울이 오면 하나씩 찾아 먹으려는 것이지요. 그런데 신기한 일이 있습니다. 다람쥐가 묻어 둔 도토리를 모두 찾아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떤 것은 어디에 묻어 두었는지 잊어버리고 맙니다.
그런데 바로 그 잊어버림이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냅니다.
땅속에 남겨진 도토리 하나가 싹을 틔우고, 작은 나무가 되고, 세월이 흘러 또 한 그루의 도토리나무가 됩니다.
다람쥐에게는 잊어버린 양식 하나였을 뿐인데, 숲에게는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었던 것입니다.
참 놀랍지 않습니까.
다람쥐는 겨울을 준비한다고 도토리를 숨겼을 뿐인데, 하나님께서는 그 작은 행동을 통해 나무를 심으셨습니다.
우리는 앞날을 알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오늘 내가 한 작은 일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애써 놓고도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도 일을 이루어 가시는 분인지도 모릅니다.
다람쥐가 잊어버린 도토리가 숲을 이루듯,
우리의 작은 수고 하나도 하나님의 손에 들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생명의 씨앗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오늘은 숲속의 다람쥐를 보며 생각합니다.
우리가 잊어버린 것까지도 하나님께서는 기억하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작은 도토리 하나가
나무가 되고,
숲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숲이 시작된 순간을 알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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