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리를 세차게 내리쬐는 뙤약볕이
살갗을 파고들고 숨을 턱턱 막히게 합니다.
잠시 나무 그늘 아래로 몸을 피하면서도
‘이 지독한 더위는 언제쯤 물러가려나’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옵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어 들녘을 바라봅니다.
내가 땀 흘려 심어놓은 농작물들이
이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아무 말 없이 제 속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견디기 힘든 이 볕이
저들에게는 생명을 키우는 귀한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잎과 줄기만 무성해 보이지만
때가 되면 저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견뎌낸 시간들이
탐스러운 열매로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시련은
그 순간에는 너무 뜨겁고 버거워서
하루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면
그때의 눈물과 인내가
오히려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었음을 깨닫게 될 때가 있습니다.
농작물이 뜨거운 햇살을 견디며 속을 채워가듯,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허락하신 힘겨운 계절을 통해
우리의 영혼도 조금씩 영글게 하시는 것이 아닐까요.
인간을 지치게 하는 뜨거운 볕은 잠시뿐이지만,
그 볕이 지나간 자리에 맺힐 가을의 풍성한 열매는
우리의 삶을 오래도록 기쁘고 배부르게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뜨거운 햇살을 바라보며
조금 다른 마음을 가져봅니다.
‘주님, 이것도 나를 영글게 하시는 시간이겠지요.’
지금 당장은 힘들고 뜨거워도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 삶에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열매가 맺히기를 소망합니다.
오늘도 타오르는 들녘 앞에 조용히 서서
나를 영글게 하시는 하나님의 고마운 햇살을 바라보며
고개 숙여 감사의 기도를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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