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연못 안, 맑은 물결을 가르며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아름다운 잉어 떼를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그 연못가 둘레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신기한 듯 허리를 굽히고 저마다의 깊은 눈빛으로 잉어들의 몸짓에 온 이목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곳에 모인 사람마다 각자의 처한 형편이 다르고 머릿속에 품은 복잡한 생각들이 다 다르겠지요.
누군가는 삶의 지친 무게를 달래려 멍하니 물결을 바라볼 것이고, 또 누군가는 내일의 초조한 걱정을 안고 그 연못가를 서성이고 있을 것입니다.
문득 유유자적 물 속을 거니는 저 잉어들을 바라보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한 줄기 묘한 영적 의문이 피어오릅니다.
저 잉어들은 지금 수많은 사람의 시선이 자신들에게 찰싹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나 있을까?
더 나아가, 자신들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쉬거나 미소를 짓는 저 수많은 사람의 숨겨진 마음과 삶의 애달픈 사연들을, 저 작은 피조물들이 단 한 순간이라도 헤아리며 헤엄치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저 잉어들은 그저 물속의 세상이 전부인 양, 바깥 세상의 거대한 시선과 마음의 주파수는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의연하게 제 자태만을 뽐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연못가 소동을 뒤로하고 가만히 눈을 감고 묵상해 보니, 저 연못 속 잉어의 모습이 바로 세상이라는 작은 연못에 갇혀 살아가는 연약한 나의 영혼과 너무나 똑닮아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매일 내 눈앞에 놓인 삶의 물결을 헤엄치며, 당장의 아픈 허리와 건강 걱정, 글방의 기계 자물쇠 소동에 마음을 빼앗겨 동동거리며 살아갑니다.
마치 나 혼자 외롭게 이 거친 인생의 연못을 헤엄치고 있는 것처럼 초조해하곤 하지요.
그러나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순간에도, 하늘 보좌 위에서는 나를 창조하신 여호와 하나님께서 불꽃 같은 눈동자로 내 삶의 어느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온 이목을 집중하여 바라보고 계십니다.
딸아, 네가 아파서 평상에 누워 눈물 흘릴 때도, 친구들과 즐겁게 통화하며 활짝 웃을 때도, 나는 늘 연못가에서 너를 가장 따뜻한 사랑의 시선으로 묵묵히 지켜보고 있단다.
우리는 하나님의 그 거대하고 웅장한 사랑의 부피와 애틋한 본심을 다 헤아리지 못한 채, 그저 내 작은 생각 주머니 속에 갇혀 살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요
잉어는 구경꾼의 마음을 알지 못할지라도,
말씀의 반석 위에 뿌리를 내린 성도는, 나를 바라보시는 창조주의 그 눈물겨운 사랑의 마음을 주파수처럼 찰싹 알아채는 신령한 지혜를 가졌으면 합니다.
오늘도 세상이라는 작은 연못 속에서 오직 하늘의 시선만을 의식하며, 창조주 하나님을 향해 가장 의연하고 당당한 믿음의 자태를 뽐내는 양산 들녘의 늘 푸른 소나무 같은 예배자로 살아가기를 조용히 눈물로 결단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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