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창 위의 물과 아래의 물,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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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첫 페이지를 펼치다 보면 인간의 지식만으로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로운 장면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하늘을 궁창으로 나누시고, 궁창 위의 물과 궁창 아래의 물을 나누셨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정말 하늘 저 너머에 물이 있다는 뜻일까?”

성경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품어 보았을 질문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을 조금 더 오래 묵상하다 보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창조와 질서의 뜻을 생각하게 됩니다.

1. 과학적 호기심을 넘어, 하나님의 창조를 바라보다


이 말씀을 해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태초의 지구를 둘러싼 수증기층이나 물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혼돈 가운데 있던 세상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질서를 찾아가는 창조의 과정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질문을 탐구하는 일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은
‘그 물이 정확히 어디에 있었는가’라는 문제만은 아닐 것입니다.

창세기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더 놀라운 사실은,
혼돈과 공허 가운데 있던 세상에 하나님께서 질서를 세우시고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무질서 가운데 질서를 세우셨고,
어둠 가운데 빛을 비추셨으며,
텅 빈 세상에 생명이 살아갈 자리를 마련하셨습니다.

2. 혼돈 가운데 세워진 하나님의 질서


우리의 삶도 때로는 아무런 질서 없이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무엇 하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어디로 가야 할지조차 알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창세기의 첫 장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세상이 처음부터 완전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놓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하나하나 질서를 세워 가셨다는 것입니다.

궁창을 세우시고 물을 나누신 창조의 모습 속에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질서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혼돈 가운데 경계를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그 질서 안에서 생명이 살아갈 수 있도록 세상을 마련하셨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에도 그러하실 것입니다.

내 눈에는 아직 뒤엉킨 것처럼 보이는 일들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손길로 하나씩 자리를 잡아가고 계실지 모릅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다시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는 것,
평범하게 숨을 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며 작은 일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조차도 생각해 보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순간에도 하나님의 돌보심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3. 다 이해할 수 없어도 신뢰할 수 있는 이유


현대 과학은 우주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놀라운 사실들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많은 것을 알아간다 해도 이 거대한 우주의 모든 신비를 다 이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믿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 그것이 믿음이 아닐까요.

내 삶에 찾아온 혼돈도 그렇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내게 이런 시간이 허락되었는지,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알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삶의 퍼즐 조각들이 서로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온 우주에 질서를 세우신 하나님께서
내 작은 삶을 모르고 계실 리는 없습니다.

내가 지금 보지 못하는 곳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나를 위해 길을 준비하시고, 때로는 내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삶의 자리를 정돈하고 계실 것입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도 우주 만물을 질서 있게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알 수 없는 미래 앞에서도,
이해되지 않는 삶의 조각들 앞에서도
내가 모든 것을 알아야만 평안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배웁니다.

지금은 혼돈처럼 보이는 시간이
훗날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새로운 질서를 세워 가시던 시간이었음을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오늘은 너무 두려워하지 않으려 합니다.

내가 보지 못한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일하지 않으시는 것은 아니니까요.

궁창을 세우시고 혼돈 가운데 질서를 이루셨던 하나님께서
오늘도 내 삶의 작은 자리까지 살피고 계심을 믿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내 삶도
그분의 손 안에서는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으로 빚어져 가고 있음을 믿으며,
오늘도 조용히 그분을 신뢰하며 살아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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