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쬐는 햇살을 받으려고 잠시 앞마당으로 나섰습니다.
투박하고 거친 잡초들이 빽빽하게 자라난 풀숲 한가운데를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그 무성한 풀잎 사이에 숨어 있는 작은 꽃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아무도 찾아주지 않아도 홀로 영롱한 보랏빛 고개를 내밀고 있는 작은 제비꽃 한 포기였습니다.
장미처럼 화려한 향기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도 못하고, 백합처럼 고고한 자태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도 못하는 손가락 한 마디만 한 가녀린 꽃.
그저 이름 모를 풀숲 한구석에서 조용히 피어나 있을 뿐입니다.
지나가는 사람의 무심한 발길에 채이고 밟히면, 원망의 소리 한마디 내지 못한 채 짓눌리고 또 짓눌리다가 흙 속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제비꽃은 오늘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보랏빛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한참을 그 작은 꽃 앞에 쪼그리고 앉아 바라보고 있노라니, 이상하게도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연민이 밀려왔습니다.
나도 모르게 두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화려한 세상의 조명도, 높은 자리를 탐할 이유도 없이 살아온 세월.
나는 어느새 이 호젓한 시골 들녘의 자연을 바라보며 눈물이 많아진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눈물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은 길을 걸어갈 때, 때로는 나 자신조차 초라하게 느껴질 때, 주님께서 내 마음 깊은 곳에 조용히 건네시는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치 이런 음성이 들려오는 듯했습니다
“딸아, 낙심하지 마라.
사람들이 너를 알아주지 않아도, 거친 환경의 발길에 네 마음이 짓밟히는 것 같은 날이 와도 나는 너를 알고 있단다.
잡초 틈에 숨어 피어난 저 작은 제비꽃을 내가 알고 있듯이, 너의 작은 기도와 눈물도 하나도 잊지 않고 있단다.”
생각해 보면 주님께서는 화려한 꽃만 사랑하시는 분이 아닐 것입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들꽃 하나도 귀하게 여기시고,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난 작은 생명도 당신의 손길 안에 품고 계십니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저 작은 제비꽃이 마치 나에게 말을 건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아.
주님이 나를 알고 계시잖아.”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조용히 따뜻해집니다.
오늘도 이름 없이 피어나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생명을 노래하는 작은 제비꽃.
나는 그 작은 꽃에게서 오히려 큰 믿음을 배웁니다.
사람들의 박수보다 주님의 시선을 바라보고,
화려함보다 순종을 선택하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맡기신 자리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삶.
나의 남은 날들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주님만 알아주시면 감사하고,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도 주님께서 맡겨주신 자리에서 끝까지 피어나는 사람.
오늘도 마당의 작은 제비꽃을 바라보며,
내 남은 생애도 주님께서 걸으신 길을 따라
조용하지만 아름답게 피어나는 예배자로 살아가게 해달라고
고개 숙여 감사의 기도를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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